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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22일)는 부모님께서 신안여행을 다녀 오시느라 오늘(일요일) 시골에 다녀왔다.

   아침 일찍부터 아버지께서 전기차를 옮기자고 하셔서 무슨 일인가 가봤더니 창고에 있어야 할 전기차가 밭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당신께서 주중에 퇴비를 싣고 달리시다 턱에 걸려 꼼짝없이 바뀌만 헛돌아 며칠을 내가 오기만 기다리셨단다.

 

   내가 안왔다면 일주일을 더 어찌 보내셨을꼬~.

 

전기차를 만져보시는 아버지바퀴가 걸려 움직이지 않는 전기차
[며칠을 전전긍긍하며 답답해 하셨던 아버지와 문제의 뒷바퀴]

 

 

   키위밭을 둘러보니 잎들이 확연히 들어난다. 이 녀석들한테는 일주일이면 자라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예전에 무심코 지나쳤던 모습들이 지금보면 한주 한주 늘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오늘은 날씨도 흐릿해 해가 나지 않아 일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이다. 아직은 잎사귀가 다 펴지 않아 해가 비춘다면 그대로 내 머리 위로 내리쬘 뻔했다.

새순이 올라오기 시작한 키위밭 전경
[ 23년04월 23일 3번 키위밭 ]

 

   오늘의 일정은 더욱 더 자라버린 꽃을 따는 일이다. 아직은 꽃이 피기 전이지만 이때부터 계속해서 따줘야 하는 것이다.

   키위는 꽃자루 하나의 세 개의 꽃이 피는데 3개 중에서 가장 야무지고 강한 녀석을 남기고 나머지 2놈을 제거해야 영양분이 한 놈한테 집중이 되어 열매가 보다 크고 당분도 좋다고 한다. 자식 셋 키우는 것보다 하나만 낳아 제대로 키우자~뭐 이런건가?!?!

 

   나름 노력을 하겠지만 오늘 하루로는 부족한 숙제이다.

꽃눈을 따기 전 3개의 꽃이 달린 꽃자루3개의 꽃눈 중 1개만 남겨진 모습
[ Before & After 숨은그림찾기 ]
 

   지난 번에 봤을 때 가지가 힘없이 실음실음 앓고 있던 키위나무가 3그루나 베어져있었다. 아버지께 여쭤보니 '참다래 궤양병'이란다.(참다래와 키위는 같은 말임)

   사람의 위궤양병처럼 붉은 액이 가지에서 나오는 증상으로 모습이 꼭 피를 토하고 죽어 가는 듯하다. 궤양병에 걸리면 회복이 쉽지 않고 주변 다른 나무에도 옮기기 쉽다고 하여 베어내고 곁에 새로운 묘목을 심어주었다신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뿌리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뿌리까지 제거하고 토양을 소독해야 한다고 하니 다음 주에는 상의드려야 겠다. 심한 경우 과수원이 폐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무서운 건가보다.

궤양병에 걸려 베어버린 키위나무 한 그루그 옆에 새로 심어놓은 키위 묘목
[ 궤양병으로 사라진 나무와 새로 심은 묘목 ]

   제발 아프지 말고 잘 컸으면 한다. 대게 한 그루의 키위나무에서 20kg정도의 키위열매가 해마다 나오는데 황금알을 낳는 거위배를 가른 기분이다.

[ 궤양병에 피를 토하고 있는 키위나무 ]

   연세가 있으시고 몸이 아프셔서도 그렇지만 일을 하다보면 금새 놓고 계시는 아버지. 아버지를 보고 있으면 옛날로 따지면 한량기있는 선비같다. 왔다 갔다하시면서 지시하고 확인하는 걸 좋아하신다.

   그에 반해 늘 걱정과 우려로 조급해 하시면서 희생하시는 어머니. 50여 년을 함께 지내셨으면 이제 서로 닮으실 때도 되었는데...다투실 때면 아직 청춘이시다.

열일하고 계시는 어머니감독하시는 아버지
[ 열일하시는 어머니와 감독은 잘하시는 아버지 ]

   오늘은 숙제를 절반도 못끝내고 시골을 떠나와야 했다. 두분이서 평일에 부지런히 따셔야 할 듯한데 마음은 무겁지만 내 몸도 무거워 '걸음아 살려다오~'하며 돌아왔다. 하루종일 위를 처다 보며 일을 하느라 어지러움 증상이 오고 목이랑 어깨도 아파서 포기아닌 포기를 했다.

 

담 주에는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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