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9월 17일 (일) 흐리다 맑음.
오늘은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벌초가 예정되어 있었다.
기상 예보에는 오늘도 비가 온다고 하여 계획이 미뤄질까 걱정이었다.
아침에 내려가는 동안도 빗방울이 떨어지다 말다 하여
오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오늘 나와 함께 작업할 예초기이다.
3개나 있던 예초기가 다 고장 나고 한 개 남았다니 나이 어린
내가 오늘은 이 녀석을 담당을 해야 한다.
아침에는 가볍고 오후 되면 무거워지는 녀석이라
서로 잘 맞아야 한다. ㅎㅎ

모처럼 작은아버지 두 분도 오셔서 일을 도우셨다.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이지만 아들들이 다들 환갑이 지나시다 보니
손자인 내가 부지런히 서둘러야 일의 진행이 빠르다.



막상 깎아 놓으면 잘 못 느끼지만 전후를 비교해 보면 확실히 다르다.
올해 긴 장마에 묘 위에 흙이 많이 쓸려 내려서 벌초도 중요하지만 흙보수작업이 더 큰일이었다.
3시간 동안 예초기를 돌렸더니 몇 시간 동안 손이 떨려 음식을 제대로 입에 넣지 못했다.
안 해본 사람은 절대 이해 못 하는 떨림이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는 손을 한참은 어쩔 수 없이 떨고 있어야 한다.


집 앞마당에는 새로운 꽃들이 다시 피어 시골집을 화사하게 꾸며주고 있다.
왼쪽식물은 검색해 보니 '꽃무릇'이라는 식물이다.
다른 꽃들과 다르게 꽃이 진다음에 잎이 피고 이다음 해 봄에 말라죽는단다.
오른쪽 식물은 공기정화식물 중 하나인 듯한데 이름은 못 찾겠다.
오늘도 큰일을 치르고 올라온 듯하여 뿌듯하다.
이제 곧 추석 명절이 다가 오니 다음 주는 편안한 주말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