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5월 14일 (일) 날씨 무지 좋음.

오늘은 키위밭 꽃 수정을 해야 하는 날이다. 주중에도 두 분이서 일찍 핀 꽃들을 찾아서 1차 수정을 하셨는데 점점 피는 양이 늘어나니 다음 주까지는 수정을 수시로 해야 할 듯하다.
평균 2~3회 정도 수정을 하는데 부지런한 농가는 그 이상도 한다니 대단하다. 예전에는 꿀벌들이 수정을 도왔으나 이제는 벌들의 양도 줄고 수정도 미흡해 꽃가루를 사서 우리가 직접 수정을 한다.
꽃가루를 정제된 깨끗한 물에 잘 혼합한 후 수정한 꽃과 새로핀 꽃을 구분하기 위해 식용색소를 섞어 부지런히 뿌려주면 되는 것이다.


꽃가루 액이 만들어 지는 동안 아침에는 논으로 나갔다. 곧 모내기철이 돌아오니 미리 논을 정비하기 위해서다.
나중에 로타리작업을 하기 전에 미리 배수로 정비를 하려 하신단다. 쌀농사는 물공급이 중요하니 배수로 정비가 중요한 듯하다. 로타리작업이란 모내기 전에 논을 평탄화작업하는 것을 말한다.


굴삭기가 논을 정비하는 동안 다른 논에서 피(잡초)제거를 하는 농기계를 보았다. 저게 트랙터같긴 한데 개조가 된 듯하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논을 몇 바퀴 돌고 나니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자세히 보니 후진으로 운전하며 작업을 하는 모습이 대단하다.
농사도 모든 게 기계화되다 보니 비용만 들이면 손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예전같으면 낫으로 다 베어야 할 것인데 말이다.




한 시간가량의 아침 작업을 끝내고 키위밭으로 가서 본격적으로 꽃 수정 작업을 시작하였다. 며칠째 작업을 했다 하지만 미쳐 못 봐서 빠진 부분도 보이고 새로 피어 난 꽃들도 생기다 보니 일할 거리가 또 생겼다.




역시나 서너 시간 작업하고 처음 자리로 돌아오면 오전에 오므라져 있던 꽃봉오리가 피어서 다시 수정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지친 하루를 마치고 자리에 앉으니 허리가 쑤시다. 점점 해가 길어지니 내가 할 일의 양도 길어지고 있다. ㅜ.ㅜ
오늘도 열 일했다 생각하니 기분은 좋다. 아마 다음 주도 꽃 수정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싶다.